나는 대학교 2학년 겨울방학이 시작되고 나서 다짐했다.
블로그에 매일매일 글을 올리고 조금이라도 더 생각하고 내가 배운 것들과 느낀 것들을 글로 기록하자고.
의욕이 만땅이었다.
분명 나는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루에 하나씩 글을 올리는 것쯤은 당연히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건 나의 오만함이었음을 두 달도 되지 않아 깨달았다.
나는 욕심을 부렸다.
블로그 수익화라는 키워드에 꽂혀 열심히 글을 썼다.
수익형 블로그를 키우고 매일매일 글도 써서 글쓰기를 업그레이드해나가겠다는 원대한 목표도 세웠다.
하지만 애드센스는 떨어지고 수익도 내지 못하면서 글 한편을 올리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양질의 정보와 생각을 올려야 한다는 강박,
적어도 하루에 한 편의 글을 올려야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나를 다그쳤다.
3월이 됐다.
더 이상 책을 읽기 싫었고 글자가 읽히지도 않았다.
생각도 정리되지 않고 블로그에 글 한 편을 쓰자니 또 몇 시간을 고군분투할 생각에 하기가 싫어졌다.
블로그는 자연스레 멀어졌다.
글도 안 썼고 생각도 안 하고 책은 5장 정도 읽으면 재미없어서 덮고 싶었다.
내가 이렇게 의지가 약한 사람이었나 실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포기하지는 않았다.
매일 글을 쓰지는 못하더라도 글을 쓴다는 행위는 포기하지 않았다.
글을 쓰기 싫은 이유를 찾아나갔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저 너무 많은 욕심을 부리고 있었던 것이다.
글을 몇 번 써보지도 않은 내가 블로그에 양질의 콘텐츠를 올리려 하니 당연히 머리가 아파올 수밖에.
그래서 그냥 아무 목표를 세우지 않기로 했다.
블로그 방문자 수, 글의 양, 매번 달라지는 의욕.
아무것도 신경 쓰지 말고 그저 다시 글을 쓸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이상한 글을 쓰든 말든 그저 조금씩 해 나가기로 했다.
욕심을 줄여보는 것이다.
내 의지는 약하다.
더구나 누군가 억지로 시키는 것도 아니고 글을 쓰고 책을 읽는다고 해서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업으로 삼을 것도 아니고, 전문적이지도 않다.
그냥 나를 위해서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책을 읽고 이해하고 조금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는 능력 정도는 나에게 주고 싶다.
나를 가꾸고 다듬는 시간을 따로 만들고 싶다.
원대한 목표와 의욕보단 그저 갖고 싶은 능력을 나에게 선물하기 위한 행위로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
또 언제 글을 쓸지는 모르겠지만 왜 이제야 글을 쓰냐며 다그치지는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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