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지의 위험성을 느꼈다.
<당신은 사업가입니까>라는 사업에 대한 책을 하나 읽었는데 그 책은 '이것만 알면 당신도 사업에 성공할 수 있다!'라는 뉘앙스가 아니었다.
저자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강력한 조언을 조곤조곤 말해준다.(흔히 말하는 순살치킨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기분 나쁘지 않은, 나를 무지 상태에서 꺼내주어 오히려 감사하게 생각한다)
나는 사업에 대한 경험이나 지식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그저 <부의 추월차선> 같은 책을 읽고는 '사업을 해야 돈이 많이, 빨리 벌리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저 돈이라는 유혹에 넘어가 사업을 아름답게만 보고 있었다.
사업은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다.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들을 수 있겠지만, 그들은 극히 적은 확률을 이겨내고 성공한 사업가들이다.
그들이 말하는 성공스토리만 읽고서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은 후 느낀 것이지만 그건 매우 위험한 생각이었다.
무슨 사업을 하고 싶은지도 모르면서,
사업이 어떤 일을 하는 것인지 모르기에 할 수 있었던 생각이었다.
사업이란 것은 그저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는 의지로 뛰어들었다간 상처와 패배만 남을 뿐이라는 것을 저자는 이야기한다.
저번에 올렸었던 글 중에 왜 성공한 사업가는 돈이 아닌 그 이상의 고상한 것을 추구하고 다른 사람들(실패한 사업가 혹은 사업가 지망생)은 돈을 추구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적었었다.
사실 은연중에 알고 있었다.
사업이란 것은 돈을 목표로 하면 매우 힘들고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걸.
사업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어도 이를 경험해보지 못했기에 사업에 성공한 나를 생각하며 보상받을 생각에만 빠져있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어려움과 리스크가 있는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생각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어쩌면 지금의 나는 알지 않아도 된다며 합리화했다.(아직 어리고 경험이 없으니까)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선사하겠다는 마음가짐,
내 일을 누구보다 사랑하겠다는 열정,
위기에도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바꾸어버리는 지혜.
즉, 자아실현의 영역에서 동기부여가 이루어져야 사업가를 꿈꿀 수 있다.
사실 사업이란 것은 경영을 하겠다는 것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특정항 능력으로 돈을 버는 것은 직업,
내가 없어도 굴러가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사업.
내가 없으면 굴러가지 않는 사업은 '잡비즈니스'라고 한다.
이 둘의 개념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만 사업이 무엇을 하는 것인지 깨닫는다.
저자는 사업가는 누구보다 자유로울 수 없는 존재라고 말한다. 상사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게 일을 할 수 있고 회사에서 일하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면 그것은 사업에 대한 환상일 뿐이다.
고객이 상사고 직원들의 불만과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투자자들에게 끊임없이 자신의 능력과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따라서 자신이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하고 즐겁다면, 그 일을 '직업'으로 삼는 것이 더 행복할 수 있는 길이라 말한다.
꼭 사업을 하지 않아도 내가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버는 것을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사업을 하기 전, 나는 사업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해야 한다.
오늘의 나처럼 '돈 많이 벌고 싶어서' 또는 '눈치 안 보고 자유롭게 일하고 싶어서'라는 이유로 사업을 시작하려고 한다면, 사업에 대한 로망을 지우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정말로 사업이란 루트가 내게 꼭 필요한 길인지에 대해서 말이다.
아무튼 오늘 내가 얼마나 무지하고 어리석고 머리가 꽃밭이었는지 깨달았다.
하지만 사업을 하고 싶다는 의지는 변하지 않을 것 같다.(책을 아직 끝까지 읽지 않아서 장담은 못하겠다)
<당신은 사업가입니까>는 따뜻한 조언을 하고 그럴듯해 보이는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책 보다 내 인생에 도움이 된다. 직설적이고 현실적으로 내가 인지해야 할 것들을 콕콕 뽑아 이야기한다.
순간적으로 내 로망을 깨서 불편할 순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내가 인생을 살면서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한다.
'당신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는 이제 지겹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누구나 성공하진 못한다.
그 현실을 알려준 이 책에게 고맙다.
중간중간 읽다가 떠오르는 생각들을 또 적을지도 모르겠다.
얼른 끝까지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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