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느낀것들

사회의 탓일까 개인의 탓일까

강석봉 2023. 3. 6.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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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렸을 적, 그러니까 2016년도 정도만 해도 '헬조선' 같은 단어를 사용하며 이 나라는 가망이 없다는 비판과 비난이 쏟아졌었다. 

대부분의 문제를 사회구조적 문제, 정부의 무능함, 부정부패의 탓으로 돌렸다.

현재의 체제가 썩어빠졌고 우리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진보 입장의 사람들의 소리를 많이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사람들이 얻는 부의 수준은 점점 커져가고 교육열이 높아지면서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사람들이 똑똑해져서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재산을 늘리기도 하고, 전문적인 커리어를 쌓으며 많은 연봉을 받기도 한다.

이러한 경제 수준 상승은 자신의 부를 지켜줄 사람을 찾게 된다.

자신이 힘들게 일해서 얻은 월급에서 세금을 더 내지 않도록 해주는 사람,

가지고 있는 재산을 지킬 수 있는 법을 만들 사람을 찾는다.

 

세금을 덜 내도록 장려하고 자본가들의 편에 서는 보수, 즉 경제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그렇게 세월이 지나 2023년 현재, 지금의 체제는 잘못된 것이 없다는 보수의 의견이 훨씬 많아 보인다.

그들은 사회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사람들에게 '네가 가난한 이유는 무능하기 때문이야, 무모한 선택을 하지 말았어야지, 저러니까 모아놓은 돈도 없지.'라는 개인의 탓으로 돌린다.

 

과연 가난하고 돈을 모으지 못한 이유가 개인의 능력이 부족해서일까?

 

사람마다 주어진 환경, 인맥, 행운, 능력이 다른데 이 복잡한 세상에서 실패하는 이유가 오직 개인의 능력부족뿐일까?

물론 능력이 부족해서 실패할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패의 탓을 모두 개인에게 부담하는 현재의 사회적 분위기 또한 극단적으로 보인다.


 

경제적으로 성공하고 싶어 하는 사회 분위기가 만연하다.

경쟁에서 이기고 싶고 성공해서 남들의 존경을 받고 싶어 한다.

 

나는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성공하고 싶고 존경받고 싶은 존재가 아닌가.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사람들을 부지런하게 만들고 모두가 열심히 사는 듯 보였다.

 

하지만 현재는 지나치게 과열된 상태가 아닌가 싶다.

 

너도 나도 경제적 성공을 부르짖는 이 상태가 과연 건강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어딜 가나 자신의 커리어를 자랑하고 그 비법을 알려주겠다는 사람이 넘쳐난다.

그리고 당신도 할 수 있다며 그 방법을 알려주겠다며 돈을 요구한다.

기괴하고 어찌 보면 잔인하다고까지 느껴진다.

성공하고 싶다는 마음이 내 순수한 욕망이 아닌 사회가 부추긴 현상이라면 나는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자아실현, 사명감, 사회적 기여 같은 유의미한 것들을 버려가며 물질적인 것에만 초점을 맞출 때 사람은 불행해진다.

 

타인과 끝없는 비교를 하고, 조금만 쉬어도 경쟁에서 도태될 것 같아 자신을 채찍질하는 삶이 즐거울 리가 없다.

 

일을 하면서 보람차고,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하며 이타적인 활동을 할 때 우리는 일에서 오는 충족감을 느낀다.

 

나는 내가 성공하고 싶은 욕구를 스스로 만들어 낸 줄 알았는데 다른 사람들도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며 점점 소름이 돋는다. 자신을 돈 버는 도구로 전락시키는 삶만큼은 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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