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과의 즐거운 데이트를 즐긴 후에 당신은 어떤 방식으로 데이트 비용을 관리하는가?
나는 원래 데이트 비용은 유동적인 것으로 보고 많이 나가면 나가는 대로 물 흐르듯이 사용을 했었다. 영화가 보고 싶어 지면 영화를 예매하고 생일이면 생일인대로 선물을 준비했다. 그러다 보니 어떤 달은 데이트비용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었고 저축할 비용이 남아있지 않기도 했다.
데이트 비용은 고정지출이 아니다 보니 하고 싶은 게 생각날 때 팍팍 써버리는 나. 데이트가 끝난 후 원래라면 어느 정도 남아있어야 할 통장잔고가 없어진 걸 확인하면 알게 모르게 이러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 커플들을 보면 데이트 통장을 사용하는 커플도 있었는데 아주 잘 사용하고 있다며 나에게 추천까지 했었다.
그래서 찾아본 것이 데이트 통장이다.
데이트 통장은 연인이 함께 사용하는 통장을 말한다. 한 달이나 일주일처럼 일정한 시기를 정하고 그때마다 각각 합의한 데이트 비용을 미리 넣어놓고 그 금액 안에서 자유롭게 데이트하는 형식이다. 사람마다 들어오는 수입이나 지출현황도 모두 다르니 상대방과 의견 조율은 필수다. 데이트 통장의 칼 같은 규칙을 따르는 커플들이 있는가 하면 유동적으로 개인의 사정을 봐주는 커플들도 있다.
내가 사용하고 있는 데이트 통장의 규칙을 이렇다.
- 매월 2일에 입금하기
- 입금하는 금액은 매 달 마다 의견조율(대학생 커플이라 달마다 수입이 다름)
- 직장을 가지지 않는 한 같은 금액 넣기
- 사적인 이용 금지
이렇게 한달에 데이트 비용을 정해놓고 생활하니 확실히 나가는 돈이 줄어들었고 더 현명한 소비를 하게 되었다. 정해진 비용 안에선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고기를 먹고 싶다면 영화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고, 술을 마시고 싶다면 디저트를 포기할 수도 있다. 더 원하는 곳에 비용을 쓸 수 있다.
정리해 보자면 장점은
- 고정지출로 일정한 금액이 나간다.
- 더 원하는 곳에 지출할 수 있게 된다.
- 돈을 누가 낼 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 쓰고 남은 돈은 저축했다가 여행경비로 쓸 수 있다.
생각해 보면 4번 장점은 데이트 통장에 있어서 굉장히 좋은 플러스 요인이다. 여름에 바다로 여행을 가거나, 겨울에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는 등 반년 간 모아 왔던 돈으로 한다면 훨씬 덜 부담할 수 있다.
데이트 통장은 현재 카카오톡 모임통장을 사용하고 있다. 하나의 계좌를 둘이서 입출금 할 수 있도록 받는 통장이다. 돈이 얼마나 들어오고 나가는지 같이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투명한 관리를 할 수 있다. 또한 카카오 뱅크는 입출금 통장에 '세이프박스'라는 돈을 모아둘 수 있는(입출금보다는 금리가 높고 저금보단 낮다)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세이프박스는 연 이율 최대 2.6% , 최대 1억까지 넣을 수 있다. 한 달에 한번씩(매달 넷째 주 토요일) 들어오는 이자도 나름 쏠쏠하다. 무엇보다 비상금이 필요할 때 언제든지 빼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가가 올라 밖에서 데이트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요즘이다. 그렇기에 더 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손해를 보려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연인이라면 상대방의 돈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가짐은 기본이다. 여기에 현명한 소비생활까지 더한다면 분명 행복한 연애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다. 좋아하는 마음은 큰데 많이 해주지 못해서 고민할 필요도 없다. 없으면 없는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그렇게 연애를 즐겨보자.
데이트 통장에 대해 좋지 않은 시선들도 많다. 뭘 꼭 굳이 반반내야 하냐며 '되는 사람이 더 내는 거지' 하는 사람들의 말.
사람의 마음이란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라 생각한다. 되는 사람이 더 낼 수 있지만 더 내는 사람도 계속 내다보면 드는 생각들이 있다. ' 내 돈을 믿고 데이트 하는 건가? 내가 더 내는 생활이 지속되면 당연하게 생각되는 것 아닌가? 나도 한 번쯤은 받고 싶은데 그건 내 욕심인 건가?' 이런 생각들은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없게 만들 뿐이다.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사랑받고 싶은 법인데 한쪽만 내면 그건 어쩔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괜히 아쉽고 사랑받고 있는 게 맞는지 의심까지 든다.
인터넷 썰들을 찾아보면 교통비, 주차요금비, 편의점에서 샀던 하리보젤리까지 다 합해서 1원 단위까지 반반 더치페이하는 상황을 엿볼 수 있다. 또는 기프티콘으로 결제한 금액도 당연히 반반 내야 한다는 사람들이 많다. 더 이상 '당연히 남자가 더 내야지'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사라지고 있으며 영화, 밥, 차 같은 데이트도 기본 10만 원이 넘어가는 세상이 되었다. 요즘은 누구나 비용이 부담스럽고 누군가를 자주 만나는 게 힘들다. 그게 남녀사이든 가족이든 친구든 1 단위 더치페이까지 하며 현실을 팍팍하게 만드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이라면 서로의 돈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힘을 합쳐 돈을 모으고 그 돈을 어떻게 어디에 쓸지 서로 이야기하며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더욱 돈독 해 질 수 있다.
꼭 데이트 통장이 아니더라도 소중한 사람들끼리 돈을 모으는 것도 똑같다. 다 같이 가는 해외여행이라면 같은 통장에 매달 일정한 돈을 입금하면서 여행 갈 날들을 즐겁게 기다릴 수 있지 않을까? 호텔은 어디로 할지, 저녁엔 무슨 음식점에 갈지 이야기하며 여행계획을 세워봐도 좋겠다. 돈을 같이 쓴다는 것은 곧 그들의 취향과 성향을 알아가는 소통이다.
돈에 대한 관점과 시각이 점점 바뀌고 있다. 여러분도 돈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버리고 소비를 현명하게 하게 만드는 모임통장을 시작하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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