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재테크

내가 자주 가는 카페는 왜 장사가 잘될까? (레이어 프로젝트)

강석봉 2023. 1. 1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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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어 프로젝트 카페

 내가 자주 가는 카페다. 딱히 이곳을 홍보하는 것은 아니지만 (홍보 안 해도 이미 장사가 잘되는 것 같다) 내가 왜 항상 이 카페를 자주 오는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이 카페가 아니더라도 내 주변엔 수십 개의 카페가 있는데, 대체 무엇 때문에 이 카페를 오는 걸까? 왜 나를 소비하게 만들고 내가 스스로 지갑을 열게끔 만드는 걸까?

 

 

 내가 카페를 가는 목적은 집에서 바닥난 집중력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장소는 바꾸는 목적이다. 아침(또는 점심)에 일어나서 글을 쓰거나 책을 읽고 활자들에게 기가 빨리면 2시간만에 집중력이 바닥난다. 이럴 때 내가 이용하는 방법이 장소 바꾸기다. 눕지도 못하고 글을 써야 하는 환경으로 만들어 글만 쓰게 한다. (물론 인스타를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그렇게 나에게 최고의 집중력을 선사해 줄 카페를 돌아다니다가 선릉역의 레이어 프로젝트를 발견했다. 원래는 1층만 운영했었는데 언제부턴가 2층에도 자리가 생겼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밖에 위치해 있어 2층에 사람이 별로 없다. 사람이 많지 않고 직원들도 없고 카운터도 없고 음악과 책상, 의자로만 이루어져 있으니 오래 앉아있어도 눈치 안 보여서 좋았다. (그래봤자 3시간 이상 앉아있는 거 힘들어서 2시간 넘으면 집 간다)

 

 

 나는 스타벅스 같은 프랜차이즈 카페를 많이 가는 편이다. 스타벅스는 눈치 안 보고 노트북을 연결하기 좋은 카페다. 아마 모두가 그러고 있으니 군중심리가 발동되는 것 같다. (다들 그러니까 나도 해도 될 것 같은 느낌) 오랜 시간 앉아있어도 눈치 안 보고 기프티콘이나 할인, 멤버십이 잘 돼있다 보니까 다른 카페에 가는 것보다 저렴하다고 느낀다. 

 

2층에서 본 창문뷰다

 이와 비교하면 레이어 프로젝트는 스타벅스와 사뭇 다른 느낌의 인테리어를 지녔다. 1층엔 하얀 바닥에 하얀 테이블과 의자, 2층엔 나무 책생과 의자가 있다. 요즘 사람들이 말하는 인스타풍 카페 같이 생겼다. 하지만 노트북을 하거나 책을 읽기 좋은 높이의 테이블, 오래 앉아 있기 좋은 푹신한 등받이 의자가 있어 조용한 북카페 느낌이 나기도 한다. 그리고 기프티콘은 없지만 음료의 가격이 대부분 일정하고 포인트도 적립할 수 있다. 

 

 이 카페에서 제공하는 음료수의 가격이 싼 것인가? 사실 싸지도 비싸지도 않다. 딱 적절한 가격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카페에서 자리를 차지한다면 음료는 약 5500원이다. 하지만 음료만 포장해서 간다면 1000원 할인가격인 약 4500원에 즐길 수 있다. 투썸플레이스나 스타벅스, 커피빈 같은 프랜차이즈에 비하면 나름 강남치고 저렴한 가격에 음료를 이용하는 게 아닌가 싶다. 

쇼케이스 안의 쿠키가 참 맛있어 보인다

 이것저것 횡설수설하게 적어놓았지만 간단하게 정리해 보겠다.

 

1. 집에서 가깝다.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도보 10분이다.

 

2. 음료가 맛있다. 그래서 자꾸 생각나기도 한다. 카페는 인테리어나 분위기도 중요하지만 역시 본질은 맛이다. (개인적으로 바치케 진짜 맛있다)

 

3. 책상과 의자가 편해서 오래 앉아서 작업할 수 있다.

 

4. 콘센트가 많다. 콘센트가 있는 자리와 없는 자리가 있는데 벽에 붙어있는 책상이라면 콘센트 4구는 기본으로 쓸 수 있다.

 

5. 포인트 적립 제도가 있다. 이 카페 저 카페 전전하는 것보다 나처럼 한 카페만 정해놓고 다니는 사람이라면 포인트 적립제는 최고의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6. 인테리어가 매우 잘 돼 있다. 내가 사진을 못 찍어서 그렇지 실제로 와보면 '딱 인스타그램에서 볼 법한 카페' 란 생각이 들 거다. 물론 책상과 의자가 편한.

 

7. 간접등도 한몫한다. 은은한 조명 덕분에 눈이 별로 안 아프고 집중도 잘 된다.

 

대충 이 일곱 가지 이유로 내가 집중력 바닥날 때마다 이 카페를 찾는다. 

 

 

 내가 왜 이런 글을 쓰냐고? 그냥 나중에 창업할 때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쓴다. 카페라는 공간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 대화를 하고 음료와 디저트를 즐기는 곳이다. 또는 나처럼 작업을 하기 위해 카페에 오기도 하고 연인과 데이트를 하러 오기도 한다.

 

장사가 잘되고 있는 카페는 이미 사람들의 니즈를 잘 알고 있다.

 

아마 이 카페의 사장님도 어떻게 하면 사람이 찾아오게 만드는 카페를 만들지 많이 고민하셨을 거다. 많은 문제들을 고민하고 해결하고 발전한 카페의 모범답안을 이 카페에서 보여주셨다고 생각한다. 

 

여러분도 자주 찾는 동네 카페나 음식점, 미용실, 독서실이 있는가? 당신은 왜 그곳을 찾는가? 당신의 지갑을 열게 만든 것들은 대체 뭐가 다르기에 당신을 소비하게 만드는가?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살펴본다면 우리가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요소들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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