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느낀것들

정보 글과 나의 이야기, 그 사이의 타협

강석봉 2023. 1. 29.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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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하는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다시 한번 생각했다.

요즘은 나름대로 조금씩 모여드는 방문자수에 기쁘기도 했다.

하지만 나를 찾는 손님들은 결코 아니었음을 알 수 있었다. 

물론 나를 찾는 사람이든 내가 말하는 정보 찾는 사람이든 일단 내 블로그를 방문한다는 것이 좋았다. 

 

나름 아등바등 노력한 점이라고 한다면 내가 작성한 정보글에 내 생각을 조금이라도 묻히려고 노력했다.

간단하고 정확하게 정보만 딱딱 정리해 놓은 글.

참으로 건조하다고 느꼈다. 

 

'이런 정보도 있어요' 라는 메시지 옆에 나의 생각을 살짝씩 묻혀 나만의 글을 쓰려고 노력했다.

사람들이 나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닌 그들이 필요한 정보를 쫓아왔음을 알기 때문이다.

 

요즘은 정보성 글의 포스팅에 대한 고민을 계속한다. 

나라는 사람을 보러 오는 게 아닌데. 지금 방문자를 늘리고 싶다면 정보성 글 만한 게 없는데.

 

실제로 정보성 글의 누적 조회수는 다른 글보다 월등하다.

정보와 내 생각을 함께 담은 글의 누적 조회수는 평균이다.

내 생각만을 담은 글은 아무도 찾지 않았다.

 

어찌보면 당연하다.

내가 누군지도 모르고, 나만의 스타일도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누가 나의 팬이 되고 블로그에 있는 다른 글을 찾아보려고 시도하겠는가.

 

블로그를 쓰면서 의외였던 점은 자꾸 나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나는 무엇을 잘하지? 내가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뭘까? 내 이야기를 쓰면 수익으로 연결될 수 없을까?

 

블로그 방문자수만을 목표로 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지만 그것만으로 내가 만족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욕심쟁이기 때문에 기계적으로 하는 일이 아닌 생각하고 고민하고 나만의 무언가를 만들기 원한다.

 

다른 블로그와의 차별성을 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저 사람은 사람들이 많이 찾을 만한 글감으로 글을 썼네? 구글에 검색하면 상위에 뜰 정도로 정보가 탄탄하구나.

 

하지만 이슈성 정보글을 쓰는것이 탐탁지 않았다.

내 알량한 자존심일 수도 있다. 저들과 나는 다를 수 있다는.

 


내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다.

내가 쓴 이야기를 읽고 사람들이 공감하는 장면이 연출될 수 있는 블로그를 가꾸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어떠한 틀에도 갇히지 않은, 온전히 '나를 담아낸 글'을 쓰고 싶다.

 

내가 쓴 포스팅의 글자수가 적든 많든 중요하지 않다.

몰입하고 취해서 쓴 나만의 글. 아무것도 고려하지 않은 채 오직 나의 이야기를 적어낼 수 있는 그런 깡다구가 필요하다.

 

내가 진짜로 살면서 느꼈기 때문에 뱉어낼 수 있는 생각들을 날 것 그대로 머릿속에서 나온 것을 적는 것.

사람들이 좋아해 줄지, 많이 찾아 줄 만한 글인지 생각하지 않고 적어내려 가는 것.

소제목을 적지 않아도, 제목에 자극적인 요소를 적지 않아도, 키워드를 반복하지 않아도 나의 이야기가 궁금하고 공감하고 싶고 계속 엿보고 싶은 욕구를 자아내는 글.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할 수 없는 영역이란 것을 안다. 

내가 고민해야 하는 나만의 영역.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나는 이제 글을 막 써보려는 풋내기다.

'이런 나랑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을까?'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리고 그 고민의 직접적인 해결을 돕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촉촉한 마케팅' 이란 인스타그램 계정을 발견했다. 

대체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지? 마케팅? 기획? 책도 여러 권 낸 것 같은데 작가인가?

한 가지 단어로 정의 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 사람의 블로그엔 여러가지 글이 있었는데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하던 고민을 대신 해주는 느낌도 들었다.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듯했다.

 

촉촉한 마케터는 자신이 쥐어짜내는 생각을 인사이트라고 불렀다.

그러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이런 사람을 만났고, 이런 생각도 들었다면서.

솔직히 말하자면 그 사람의 필력과 생각(인사이트)이 재미있었다. 팔로우를 누르게 만들고 내가 얻어갈 수 있는게 많다고 생각되는 글들이 많았다. 

 

촉촉한 마케터는 정보성글을 써 놓지도 않았다. 그저 자신의 이야기와 생각을 묵묵히 적어 내려 간 글들만 있을 뿐이었다.

 

 

자발적 끌림을 이야기합니다

알고리즘으로 우연히 본 촉촉한 마케터의 글 하나로, 나는 그 계정에 있는 모든 글을 정독했다. 

엄청난 글은 아니어도 재미있고 유익하다고 생각되었다. 지적 호기심이 충족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그 유익하다고 느껴지는 글을 더 읽고 싶다는 욕구마저 들었다.

결국 블로그도 들어가서 촉촉한 마케터의 자기소개 글, 인사이트, 강의 글들을 읽어 내려갔다.

 

그 사람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나를 팔로우 하지도, 디엠을 하지도 않았다.

그저 묵묵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적고 나는 그 이야기를 찾아 들어갔다.

 

그 사람이 말하는 자발적 끌림이란 게 이런 것이지 않을까? 

나의 생각과 경험을 이야기하는 글도, 사람들이 찾게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 

물론 쉽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아마 촉촉한 마케터는 '자발적 끌림'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게 되었을 정도로 글의 힘을 연구했을 것이다.

하루에 몇 시간 동안 글을 쓰고 고민했을 것이다. 

그 스트레스란 상상도 못 할 정도로 힘들었을 거다.

 

지금은 그분의 글을 읽으며 많은 걸 배워가고 있다. 

촉촉한 마케터의 특유의 분위기처럼 나도 나만의 개성을 살린 콘텐츠를 만들어보고 싶다.

 

정보성 글의 수익에서 내 콘텐츠의 수익으로의 변환.

(지금상태도 수익이랄건 딱히 없지만)

 

지금 당장 돈은 안될지라도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내 이야기를 찾게 만드는 그날까지 꾸준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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