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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과 예술의 차이

강석봉 2023. 2. 7.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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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연합전시를 관람하고 왔다.

전시를 많이 보러 가는 편은 아니고 지인이 참가했다는 소식을 듣고 보러 갔다.

실내디자인, 영상, 공예, 패션 등등 여러 과가 참가한 전시였는데 '크레셴도'라는 하나의 주제로 다양한 해석을 각각의 부스에 전시했다.

예술적이고 작품성 있게 만든 것도 있었고,
심오하고 의미가 있는 작품도 있었다.
다양했다.

하지만 매년 전시를 볼 때마다 생각하지만
직관적으로 주제가 이해되는 부스가 별로 없었다.
뭔가 계속 들여다보고 주제를 해석해야 하고
작고 빼곡한 글을 읽어봐야 했다.

답답한 기분이 들었다.
디자인과 예술의 차이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관적으로 어떤 콘셉트이고 무슨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지 보이는 것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게 대다수였다.

어쩌면 디자인과 예술의 차이가 나지 않는 게 자연스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아이디어와 정보가 넘치는 현재,
새롭게 디자인할 수 있는 게 별로 없기도 하고 찾기도 힘들다.
그러니 아예 새로운 세계관을 만들어 전시하거나,
심오하고 어려운 의미를 부여한 전시가 만들어진다.
디자인이라기보단 (실용성, 심미성, 편리성, 직관성) 한 사람의 정신세계를 전시하거나 자신의 작업실력을 전시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무튼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대학생 전시가 별 볼 일 없다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이 예술과의 차별성이 없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정 의도가 있는 디자인이 아닌
작가와 그의 작품이라는 성격이 강하다.

내가 생각하는 디자인이란 기존의 것에서 살짝 변화를 주어 새롭게 접근하도록 하는 것이다.
'발명'과 '창조'가 아닌 기존의 것에서 '변화'하는 것이다.
디자이너의 의도가 담겨야 한다.

디자인 관련 책에서 나온 디자인 중 하나는 두루마리 휴지의 휴지심을 원기둥이 아닌 사각기둥으로 제작했다.
휴지를 휴지걸이에 매달아 놓고 사용할 때 달그락 거리는 불편함 때문에 아마 잘 사용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디자인은 편리성이 아닌, 환경오염에 대해 초점을 맞췄다. 사용하기 불편할수록 휴지를 적게 사용할 것이라는 의도를 가지고 디자인한  것이다.

확실히 사용감은 기존의 휴지보다 떨어지겠지만 '휴지를 적게 사용하게 만들어 쓰레기를 줄인다'는 의도는 통한다.

관점에 따라 디자인은 달라진다.
그리고 디자인은 간단하고 직관적이어야 한다.
그래서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야 한다.
복잡하고 어려운 디자인은 보는 사람을 피곤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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