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생살기 프로젝트
흔히 말하는 갓생이란 것은 사람마다 기준이 참 다르다.
내 기준 갓생은 아침 9시에 일어나기, 직접 밥 만들어먹기, 방청소하기, 밥먹고 설거지 바로하기 등등이 있는데 오늘은 벌써 두개나 지켜버렸다.
오전9시는 아니더라도 오전 10시 쯤에는 일어났다.
요즘 12시에서 1시 사이에는 무조건 자려고 노력하는 편인데(어제 게임하느라 2시에 잔건 안비밀)
눈뜨면 무조건 아침 9시~10시 정도는 된다.
그러니 밥먹고 집안일 좀 하고 게임 한판 돌려도 오후1시 정도밖에 안된다.
하루가 긴 느낌. 역시 오전 시간을 활용하면 오후부터는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
월,화,수 오전 9시 출근 때문에 반강제로 시작한 일찍자고 일찍 일어나기 프로젝트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좋다.
나름 사람처럼은 살고있구나 싶다.
(그전엔 오후 2시에 일어나 밥도 대충먹는 짐승이었다)
휴학을 해서 그런지 알바를 몰아서 해서 그런지 목금토일에는 매우 널널한 편이다.
사실 휴학을 한 목적이 뚜렷하지 않다.
자기계발이나 뭔가 새로운 도전을 하려고 휴학을 한것 같았는데 막상 휴학하니까 그딴거 없고 알바에 치여살거나 게으른 나 자신과 하루하루 싸우고 타협하고를 반복하는 듯.
뭔가를 도전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것 같다.
사실 이것저것 도전하려고 휴학한 게 크다.
학교를 다니면 야작에, 수업에, 과제에, 시험에 할 일을 처리하는 것만으로도 큰 에너지가 소모된다.
그래서 휴학하면서 공모전하면서 생활비도 벌고(지금까지 기프티콘 얻은게 끝) 디자인이나 전공에 대한 지식도 기르고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운동도하려고 했는데 하고싶은게 너무 많다보니까 뭔가 제대로 하는 게 없는 느낌이다.
책은 읽긴 하는데 매일 읽지는 않는다. 일주일에 한두번 정도로 독서시간이 줄여진 듯 하다.
블로그에 글도 쓰긴 하는데 이주에 한번... 많아봤자 일주일에 한번 정도를 글을 올린다.
운동은 많이 걷긴하는데 이게 운동이 되는지도 모르겠고 볼살을 보니 다이어트 마렵다.
공모전은 솔직히 내가 공모전을 할 수 있는 실력이 되는지도 모르겠고...
일단 여기까지. 고민그만.
그래서 결론이 뭐냐하면, 이도저도 다 못할 거 하나만 정하자는 거다.
내가 이번에 휴학하면서 이거 하나는 했다 싶은거 세가지를 정하는 거다.
(세가지도 많은 거 같긴한데 솔직히 이것도 많이 줄인거다)
첫번째, 책읽기
나는 머리에 든게 별로 없을 뿐더러 독해력도 딸리고 어휘력도 부족하다.
내 생각을 글로적는 것, 근데 그 생각의 시초는 인풋에서 온다.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과 정보가 융합되어 터지는 것이 창의력이고 영감인데 지금 상태에선 아무리 고민해도 좋은 아이디어 안나온다.
두번째, 글쓰기
아까 말한대로 내 아이디어를 두루뭉실한 생각보다는 활자로 시각화하는 것이 좋다
뚜렷하고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자인으로 먹고 살기 위해서도, 그냥 삶을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서도 글쓰기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나는 의지가 굉장히 약하기 때문에 멋드러지게 쓰고싶다거나 하루에 한번은 꼭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면 안된다.
그렇게 생겨버린 강박은 내 글쓰기에 방해가 된다.
세번째, 디자인
공예과지만 그것도 디자인의 일부, 나는 무엇을 하고 먹고살진 모르겠으나 그나마 쉽게 접하고 공부할 수 있는 것이 디자인이다.
디자인에 대한 훈련, 이론, 실전 등을 공부하고 직접 디자인을 해봄으로써 나만의 디자인, 아이디어, 포트폴리오 등을 만들어내고 싶다.
솔직히 말만쉽지 디자인 훈련을 한다고해서 하루아침에 실력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즉, 내가 이번 휴학년도에 아무리 용을 써도 1년 이내에 성과를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어차피 어떻게해도 휴지조각같은 포트폴리오가 나올 것 같으니 그냥 일단 해보는 것이 중요할 듯 싶다.
지금 생각하는 것은 브랜드 디자인, 주얼리 디자인, 마케팅, 패키지 디자인 등등 나만의 브랜드 하나를 통째로 기획하고 디자인하고 발전하는 것이 목표다. 이것에 대해서는 월별로 세부적인 목표를 세워 지키는 게 좋을 것 같다.
갓생 사는 이유
별거없다. 그냥 내 정신건강에 갓생이 좋기 때문이다.
남들은 학교다니면서 이것저것 도전하는데 나만 휴학하고 쉬려니 도태되는 기분이다.
이 도태되는 기분이 정확히 말하면 무기력, 우울, 불안, 강박, 자기혐오, 자괴감, 열등감이다.
어느정도 성취감을 부여해주어야 자기자신을 아끼고 돌볼 수 있다.
나라고 하고싶어서 갓생사는게 아니란 말이다.
난 누구보다 놀고싶고 쉬고싶고 내가 하고싶은건 뭐든지 다 하고 싶다.
하지만 놀면 미래의 내가 막막해지고 쉬면 쌓이는 것 없이 시간만 흘러 자괴가밍 들 것이고 하고싶은걸 다 하면 내 건강은 악화되고 결국 자신감하락까지 버텨야 할 것이다.
그냥 한마디로 정병 안 걸리려고 하는 거다.
아무튼 지금 우리집 앞 리모델링한 도서관에 와 있다.
제작년에 왔을 땐 시설도 그지같고(?) 책 빌리러가기 싫었었는데(실제로 빌린적도 별로 없음)
이제는 자주 와서 글도 쓰고 책도 읽고 빌리고 해야겠다.
책을 원래 전자책으로 사서 읽었었는데 아무리 종이책보다 전자책이 저렴하다고해도 학생의 신분에서 한달에 책 두세권 사는게 부담스러웠다.
도서관이 큰 편은 아니어서 책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책값을 아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을 아끼려면 역시 부지런해지는게 답인가(견뎌 내 다리야)
아무튼 이왕 리모델링 된거 내가 잘 써먹어 주겠다.
요즘 전자책보단 종이책이 보기 더 편하기도하고 집중도 잘된다.
왜 전자책이 비주류고 종이책이 주류인지 실감을 한다.
무슨 소린지 이해못하겠고 잘 모르겠다면 직접 경험해보시길.
요즘 뭘 해야할지 몰라 우왕좌왕, 뭘하기는 했는데 뭘한건지 모르겠어서 현실도피 했었는데 이제야 생각정리가 된거같다.
미래의 나야 내가 던져놓은 숙제를 잘 마무리해주렴.
아직 복학까지 10개월이나 남았단다.